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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대구 홈구장에서의 변신

삼성 라이온즈, 대구 홈구장에서의 변신

대구 원정길은 그동안 타 팀 거포에게 즐거움이었다. 라이온즈파크 펜스가 길지 않은데다 좌우중간이 직선형 구조라 잠실이라면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가 훌쩍 담장을 넘는 짜릿함을 맛 볼 수 있다. 특히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 타자들은 대구만 오면 신바람 나는 홈런쇼를 펼치기도 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홈 팀 삼성 타자들은 '라팍 특수'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구성상 거포형 타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과거 스카우트 방향이 빠른 스몰 야구를 펼치는 야수들에 맞춰져 있던 탓. 몇 안되게 뽑은 거포 유망주들은 그마저 성장하지 못했다. 왼손 선호 속에 특히 오른손 거포가 부족했다.

거포형 타자 영입과 활약

2019년 김동엽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2020년 20홈런 이후 두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러프와 피렐라 등 외인 타자들이 그나마 밸런스를 맞췄지만 새로 영입한 맥키넌은 홈런을 펑펑 날리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시즌 중 박병호 영입 승부수다. 오재일을 보내고 받은 '국민거포'. 성공적인 일주일이었다. 5경기에서 무려 3개의 홈런. 모두 라이온즈파크에서 날렸다. 결승타만 2차례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5경기 18타수7안타(0.389) 8타점. 안타보다 타점이 더 많다.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 터진다. 덕분에 삼성은 4연패 후 4연승으로 반등하며 상위권을 지킬 수 있었다. 사자 타선의 굴러들어온 복덩이다.

김동엽과 함께 '미완의 거포'였던 이성규도 제대로 포텐이 터졌다. 55경기를 치른 시점에 9홈런, 25타점으로 2020년(10홈런, 30타점)을 넘어 커리어하이 시즌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재현, 김재혁 등 젊은 우타 1군 거포 유망주들과 퓨처스리그 홈런 1위 이창용 같은 미래의 우타 거포들도 대기 중이다. 좌타라인에서는 '신거포' 김영웅(13홈런), 구자욱(9홈런)이 힘의 중심을 잡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홈런 페이스

3일 현재 삼성은 라이온즈파크 30경기에서 41홈런을 날렸다. 피홈런은 36개로 +5개를 기록중이다. 최근 5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친 박병호 가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는 라팍에서 64경기 동안 63홈런을 맞는 동안, 53홈런을 치는 데 그쳤다. 올시즌은 절반도 치르기도 전에 벌써 40홈런을 넘겼다. 산술적으로 역대 최다인 90홈런 가까이 칠 수 있는 페이스다.

참고로 삼성은 정규시즌 2위로 돌풍을 일으켰던 2021년 이후 단 한번도 라팍 홈런 적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라팍 홈런 적자를 안고 가을야구도 진출한 적도 없다. 거꾸로 말하면 안방에서의 홈런 흑자는 곧 가을야구 진출을 상징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박병호 영입 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올시즌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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