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의 중심] '아크로비스타 지하' 코바나컨텐츠, 김건희의 '뇌물 창구'였나
[의혹의 중심] '아크로비스타 지하' 코바나컨텐츠, 김건희의 '뇌물 창구'였나
김건희 씨가 수수한 것으로 알려진 명품 가방과 시계, 그 모든 논란의 물건들이 전달된 장소는 한 곳으로 모아집니다.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택 지하에 위치한 김 씨의 개인 사무실, '코바나컨텐츠'입니다.
청와대를 '구중궁궐'이라 비판하며 떠나고, 공적 감시 시스템인 제2부속실마저 폐지한 뒤, 사적인 공간을 이용해 은밀한 심부름과 뇌물 수수를 자행한 것 아니냐는 '뇌물 창구' 의혹의 실체를 짚어봅니다.
1. 모든 길은 '코바나컨텐츠'로 통했다
특검 수사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각종 명품 수수 의혹의 장소는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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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원짜리 '디올백' 수수 장소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씨에게 디올백을 전달한 장소는 바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었습니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도 이 장소는 명확히 확인됩니다."아니 이걸 자꾸 왜 사오세요? <아니, 아니 그냥 다음부터는 못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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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거래 장소
- 구매 요청: 사업가 서 씨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씨를 만났을 때, 김 씨가 '이런 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 시계 전달: 이후 구매한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김 씨에게 건넨 장소 역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처럼 디올백이 건네지고, 명품 시계 거래가 이루어진 핵심 장소는 모두 대통령 부인의 공적 공간이 아닌 사적 회사 사무실이었습니다.
2. '코바나' 출신들의 은밀한 심부름
더욱 의심스러운 점은 이 과정에 동원된 인물들입니다. 앞서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구매자 서 씨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안내한 인물은 유경옥 전 청와대 행정관이었습니다.
유 전 행정관은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으로, 김건희 씨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그는 통일교 측이 김 씨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샤넬 가방'들의 전달 통로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결국 사적인 장소(코바나컨텐츠)에서, 사적인 인연(코바나컨텐츠 출신 직원)을 통해 대통령 영부인의 선물이 관리되고 전달된 정황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3. 제2부속실 폐지의 '진짜 속셈' 논란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며 청와대를 떠났고, 김건희 씨는 "조용한 내조만 하겠다"며 영부인을 보좌하고 선물을 공적으로 관리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면, 이러한 결정들이 공적 시스템의 감시를 피해 사적 공간에서 '선물 창구'를 운영하고, 자기 회사 직원 출신들을 통해 은밀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뇌물까지 챙기기 위한 큰 그림, 즉 '속셈'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공적인 감시망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사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코바나컨텐츠 게이트'의 실체에 대해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